# 상태
증상은 없지만 건강검진하다가 갑상선암의 존재를 알게 됨.
추가 검사 결과, 갑상선은 전절제(전체), 임파선 왼쪽 전이 있어서 들어내야 함.
-> 로봇수술 (겨드랑이 째는거) 대신 목 직접 째는걸 권유받고, 그렇게 하기로 함.
갑상선암을 진단해준 병원에서 아주대병원에 직접 연결시켜 주셔서 나름(?) 빠르게 진행됨...
# 입원 1일차
아프지도 않았고, 병원 입원해본적도 없어서 오히려 약간 설레는(?) 상태였음. ㅋㅋ
새로운 경험이다! 5일이나 입원해야 되면 심심하겠지? 진짜 이런 마인드로 온갖 전자기기들을 챙기고, 너무 당연히 매일매일 씻는다는 생각으로 수건과 세면도구들을 바리바리 챙김.
입원서류들을 작성하고, 병실을 안내받음.
(참고로 간호병동을 선택해서, 엄마도 병문안 못온다.)
할 일이 없어서 진격거 보다가 밥도 먹었다.
첫 밥은 진짜 맛이 없었다... 누가 아주대병원 밥 맛있다고 했는데 나중에 따지러 갈 생각이었다.
그러고 입원해있는동안 수액도 맞고 수술 때 마취도 받아야 하는 주사를 꼽으려는데, 내가 핏줄이 잘 안보여서 간호사쌤이랑 같이 씨름을 좀 했다... ㅋㅋ
오른손잡이라 왼쪽에 꼽으려 했지만 2번이나 실패하고 결국 오른손을 희생했다. (똥 닦을 때 불편하다)
이 때 담당 간호사님이랑 좀 친해졌는데, 내일 수술 시간도 발랄하게 알려주셨다.
말 그대로 난 다음날 1등으로 (아침 7시반) 수술이 잡혀있었다.
전직 간호사 친구가 듣고 "젊은데 왜 1등으로 해주지?" 라길래 전절제 + 임파선 전이 얘기를 해주자 "아..그럼 1등할만하지" 라고 했다. ㅋㅋㅋ
아무래도 수술 시간은 늦춰질 수 있어서 힘들고 어려울수록? 먼저 하는 것 같다.
자기 전에 지하 편의점에 들러 안대와 가글을 샀다.
안대는 잠 잘 안올 것 같아서, 가글은 수술 후에 이 닦기 힘들 것 같아서... (최고의 선택)
그리고 수술 전에 위 아래 속옷 다 벗고 있어야 된다더라.
그렇게 노팬티인 채로 잠이 들었다.
# 입원 2일차 (수술)
일단 새벽에도 계속 혈압체크하느라 중간중간에 깼다.
그러고 7시반에 진짜 수술하러 내려갔다...
수술 자체는 뭐 '자다 깨면 끝나있겠지' 라는 마인드로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수술실이 진짜 추웠는데, 누워서 상의도 탈의했어야 했다.
그러고 얼굴과 몸 여기저기에 스티커를 붙이셨다.
내시경할 때를 생각하면 '아..나 마취 안들면 어떡하지?' 라고 걱정하다가 깼었는데, 이번엔 조금 달랐다.
1단계? 로는 뭔가 살짝 아득해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정신은 살아있었는데, 그 후에 뭐가 더 들어오는 느낌 들더니 바로 기절했다.
그러고 깨니 처치실? 이었는데, 진짜 너~~~~~~~~무 추웠다.
수술 자체는 3-4시간 걸렸다는 것 같은데, 그 추운 방에 상의도 탈의한 채로 있었어서 몸의 체온이 엄청 떨어져 있었다.
앞에 온풍기까지 틀어놔주셨는데, 그래도 계속 추웠고, 침 삼킬 때 목이 아팠다. 물어봤는데 아픈게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고 다시 병실로 이동했다. 수술 직후 4시간까지는 면회가 가능해서 엄마가 와있었다.
처음엔 그냥 너무 춥고 아프기만 했다. 아파서 눈물이 흘렀을 정도...
근데 수술 직후에 피검사를 나가야 된다고 하는데, 안그래도 안보이는 핏줄들이 추워서 축소되기까지 하니 더더욱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간호사 세분이나 돌아가며 여기저기 찔러보다가 (발등까지 찔러봄..진짜 아팠다.) 왼손등에 겨우 꼽아서 끝났다.
여기저기 찔려보다보니 마취가 다 깨는 느낌이었다.
아무튼 시간이 좀 지나니까 살만해져서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생존신고를 하기 시작했다.
배양액? 뽑는 관이 아직 꼽혀있는 상태이다. 이건 퇴원날 뺀다고 했다.
로봇수술하면 겨드랑이 째는거라 일상생활로 복귀가 좀 쉬울 것 같은데, 난 목을 쨌다보니 머리통을 가누기가 진짜 힘들었다.
혼자 일어나고 눕는것도 힘들었고 목넘기기가 힘들어서 밥도 제대로 못먹었다.
수술 후 저녁밥으론 죽이 나왔는데, 반그릇만 먹고 말았다.
목 넘기기가 아픈건 수술 때 기도 삽관?인지 뭔지를 해서 그렇다고 한다. 일주일간은 아플거라고 하더라.
그러고 좀 운동을 해야된다고 해서 병원 복도를 좀 돌아다녀보긴 했는데, 머리도 아프고 그래서 그냥 계속 잠을 청했다.
안대 끼고 있다보니 그래도 잠이 좀 오더라. 진짜 오후엔 내내 기절해있었던 것 같다. (중간중간 혈압체크하느라 깨고..)
저녁에 교수님이 회진 오셨는데, (좀 웃기지만 입원 이후 처음 뵈었다. ㅋㅋ 마취하기 전에도 못봐서..) 아무튼 수술은 잘 되었다고 하셨다.
사실 임파선 전이의 경우는 까보고 전이 맞으면 더 들어낸다. 였는데 까보니 진짜 전이가 맞았던 것.
그래도 목소리도 금방 나오고(가래끓는 목소리긴 하지만) 그런걸 보니 수술을 잘 된거고, 별 일 없으면 5일차에 바로 퇴원해도 된다고 하셨다.
# 입원 3일차
새벽에 또 피검사하는데 2번이나 찔렸다..(아팠다)
전날에 하루종일 죽 반그릇밖에 못먹어서 새벽부터 배가 너무 고팠다.
아침밥은 그래서 목이 아파도 열심히 삼키며 먹었다. ㅋㅋ
모든 증상들이 조금씩 나아지곤 있었지만, 머리가 너무 아팠다.
말씀드리니 기존 진통제 말고 타이레놀을 추가로 처방해 주셨는데 오히려 그게 효과가 좀 있었다.
그리고 수액 맞는건 끊었다. 그러나 칼슘이 부족하면 손발저림이 올 수 있고, 그러면 수액을 다시 맞아야해서 주사 바늘 자체를 뽑진 않았다.
3일차엔 진짜 자고 먹고 잠깐 운동하고 자고 먹고 잠깐 운동하고... 밖에 없었다. 아파서 계속 잠만 자려고 했다.
# 입원 4일차 (오늘)
새벽에 또 피검사했는데 다행히 한번에 찔러주셨다.
상태가 많이 괜찮아졌다. 중간에 머리가 또 아팠지만 타이레놀을 다시 먹으니 금방 괜찮아졌다.
많이 살아나서 지금 이렇게 블로그 글도 쓰고 있다.
의사쌤이 오셔서 말씀해주시기를, 지금까지 피검사한거 칼슘 수치도 괜찮고, 배양액도 상태나 양이 괜찮다고 해서 내일 추가 피검사 없이 그냥 퇴원해도 된다고 하셨다.
대신 배양액 뽑는 관은 내일 뽑을건데, 이거 빼고 나서 2-3일 후에나 전신 샤워가 가능하다고 한다...
...목 가누기가 힘들어서 머리만 감는것도 힘들 것 같은데, 2-3일 후에나 머리도 감을 수 있을 것 같다....머리 감고 싶다....
# 결론 (이자 입원 꿀팁)
수술하러 입원하는 경우, 세면도구나 수건은 의미없고 물티슈랑 마스크, 가글을 챙기자
(물론 수술 부위에 따라 다를수도 있겠다)
속옷도...거의 필요 없다. 그냥 노팬티로 살게 됨. (통풍이 잘 되어서 그런가 오히려 편하다. 매일 갈아입어야 했으면 힘들었을 듯)
추가로, 보통 갑상선암인 경우 수술 후 2주만에 일상생활로 많이들 복귀한다고 들었다.
근데 그건 거의 로봇수술인 경우일듯하다...물론 나도 2주 지나봐야 알겠지만, 같은 병실에 로봇수술 한 사람이 있어서 봤는데 나랑 상태 차이가 엄청났다. 하루만에 일상생활에 큰 무리가 없어보였다.
나는 목소리랑 목 부은것도 다 돌아올라면 최소 2주는 걸린다는 것 같다. 목을 째서 목 가누는게 힘들다보니 일상생활에도 좀 지장이 있고...
회사는 2주만 쉬지만, 아무래도 재택을 좀 시켜달라고 떼를 써봐야 할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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